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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대 문학상 ②] 맨부커 상은 어떤 상일까?

by 미닝. 2016.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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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기쁜 소식이 있었다. 2016년 5월 16일 밤,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Man Booker International)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문학은 지금까지 문학계 변방(?) 취급을 받았다. 이웃나라 일본, 중국과 비교하여 크기도 작은 데다가 노벨 문학상은 고사하고 세계적으로 저명한 문학상 조차 받지 못 한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조차 외면했다. 이에 일부 사람들은 "책도 읽지 않는 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바라냐"는 말이 오고 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명 작가의 표절 문제 등과 서로 연줄 있는 작가들끼리 밀어주는 관행 때문에 흔들리기도 했다.

 

하여튼, 최근에 맨부커상이 화제가 되면서 '세계 3대 문학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3대 문학상은

 

① 노벨 문학상 (스웨덴어: Nobelpriset i litteratur / 영어: Nobel Prize in Literature)

② 맨부커 상 (Man Booker Prize)

③ 공쿠르 상 (Le Prix de Goncourt)

 

이 세가지를 말하는데, 오늘은 맨부커 상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상이고, 어느 정도의 권위가 있으며,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감(?)이 오도록 한 번 알아보자.

 

 

 

 

1. 맨부커 상의 시작

 

"제 2의 노벨상"

"작가보다 작품 우선으로 평가"

 

 

 맨부커 상은 1969년 영국의 식품유통사인 부커 그룹(Booker Group)이 제정한 문학상이다. 독서 장려를 목적으로 하는 독립기금 자선단체인 북 트러스트(Book Trust)의 후원을 받아 부커 그룹이 주관하여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릴 수도 있는데 북 트러스트와 부커 그룹은 엄밀히 서로 다른 조직이다. 북 트러스트는 도서시장 부흥을 위한 자선단체 이고, 부커 그룹은 유통회사이다.

 

그렇다면 부커 그룹은 정확히 어떤 회사이며 왜 맨쿠버 상을 만들었을까? 부커 그룹은 원래 1835년 설립된 영국의 종합물류유통회사로, 설탕 사업과 슈퍼마켓 사업을 운영했다. 그러다 1964년 우연히 문학 관련 사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1968년 맨부커 상을 제정하여, 1969년부터 시상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기업이 공익 활동 같은 것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특히 외국 기업들은 공익적인 목적이나 상업적인 홍보 목적으로 이런 종류의 자선 활동을 많이 한다. '기네스 세계 기록' 또한 원래는 영국 북아일랜드 맥주 양조 회사인 기네스(Guinness)사의 아서 기네스가 사업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맨부커 상은 2002년부터 금융기업인 맨 그룹(Man Group)이 상금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사실 맨부커 상이 창립됐을 당시 원래 이름은 그냥 '부커 상'이었다. '맨부커 상'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이다.

 

 

 

 

2. 맨부커 상의 종류

 

 

 

 맨부커 상은 수상 부문이 영국과 영국 연방국가에서 영어로 쓰인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 상'과 2005년부터 시작된 그 외 국가의 작가와 번역자에게 주는 '맨부터 상 인터내셔널 부문'으로 나뉜다. 또한, 1999년부터 일반인들의 관심을 넓히고 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해 일반 독자들이 뽑는 '피플스 부커 상(People's Booker Prize)' 시행되기도 시작했다.

 

인터내셔널 부문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는 격년으로 즉, 2년에 한 번씩 수상 되었지만, 2016년부터는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인터내셔널 부문이 특이한 것은 작가 뿐만 아니라 그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에게도 상을 수여한다는 것이다. 맨부커 상은 '오직 영어로 쓰인 소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셰익스피어나 <해리포터>를 집필한 J.K. 롤링을 배출한 영국으로써는 자부심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한강과 함꼐 영국 출신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상을 받았다. 스미스는 한국에 온지 7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작가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다른 언어로 고스란히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굳이 영국과 영국 연방국가를 따로 구분할까?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는 자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영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는 18세기 과거 제국주의 시절에 많은 식민지를 뒀기 때문에 영어와 프랑스어가 아프리카나 호주, 아메리카에서 많이 사용된다. 실제로 영어와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언어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맨부커 상의 경우에도 영국과 영국 연방국가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영국 연방에 속해 있는 나라는 전세계 53개국으로 다음과 같은데 그냥 참고하길 바란다.

 

① 유럽: 영국, 키프로스, 몰타

② 아시아: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몰디브, 브루나이

③ 아메리카: 캐나다,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 가이아나, 바베이도스, 바하마, 그레나다, 도미니카 연방,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벨리즈, 앤티카 바부다, 세인트키츠 네비스

④ 아프리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가나,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탄자니아, 우간다, 케냐, 말라위, 잠비아, 보츠와나, 레소토, 모리셔스, 스와질란드, 세이셸, 나미비아, 카메룬, 모잠비크, 르완다

⑤ 오세아니아: 호주, 뉴질랜드, 나우루, 통가, 사모아, 피지, 파푸아 뉴기니, 솔로몬 제도, 투발루, 키리바시, 바누아투

⑥ 옛 회원국: 감비아, 아일랜드, 짐바브웨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

 

 

많은 사람들이 '영국 연방'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사실 영국 연방은 사연이 많고 설명해도 잘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냥 쉽게 영국 연방은 사실 과거 식민지 시절에 유래 했으며, 현재는 국가들끼리 협력하는 연합체로 성격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과거 영국은 18세기 대항해시대에 식민지를 열심히 개척했다. 캐나다를 통일하여 식민지로 삼았고, 1788년에는 호주에 죄수들을 유배시켜 식민지화를 시작하기도 했다. 인도에도 식민지로 두면서 동인도 회사를 세웠는데, 1877년 빅토리아 여왕이 인도 황제로 즉위하여 통치하기도 했다. 영국은 많은 식민지들을 건설 했고, 이들 식민지들을 바탕으로 '영국 국왕에 충성한다는 공동의 취지' 하에 영국 연방의 윤곽을 잡았다. 이것이 연국 연방의 시작이었다. 한 마디로 과거 영국 연방은 '영국령 영국 식민지'를 일컸는 말이었다. 

 

하지만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수의 나라들이 독립하면서 이 영국 연방은 '영국 국왕에 충성'의 서약이 사실상 흐려지게 되었다. 결국 1971년 영연방 총회는 싱가포르 선언에서 '인류 공통의 이익인 국제적인 이해와 세계 평화를 촉진시키고 협력하는 독립 주권 국가들의 연합체'로 정의하였다. 한 마디로 현대에 와서는 '주권 국가들끼리의 협력 관계'로 변모한 것이다. 그 예로 모잠비크와 르완다는 과거에 각각 포르투갈과 벨기에의 식민지였지만, 1995년, 2009년에 영연방 회원국이 됐다.

 

 

 

 

3. 맨부커 상 선정과정과 상금

 

 맨부커 상은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작품들을 후보작으로 하여 저명한 평론가와 작가, 교수, 학자들로 이루어진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을 선정한다. 특이한 점은 영어권 출판업자들이 추천을 한다는 것인데, 아마도 이 상이 처음 우연히 문학 사업에 뛰어들게 된 부커 그룹의 역사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피플스 부커 상의 경우에는 출판업자들의 추천으로 이미 정해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일반인들이 인터넷 투표를 함으로써 수상자를 선정한다.

 

매년 10월맨부커 상 시상식이 진행되고, 5월에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맨부커 상을 후원하는 북 트러스트(Book Trust)는 맨부커 수상자들 뿐만 아니라,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들까지 그들의 작품 특별판을 제작해주고 상금을 제공한다. 맨부커 상 수상자는 상금으로 5만 파운드(약 8,500만원)을 받고, 후보자들은 2천 500 파운드의 상금을 받는다.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수상자는 그보다 절반인 2만 5천 달러를 작가와 번역가가 각각 받으며, 후보자들은 1천 파운드를 받는다. 피플스 부커 상의 상금은 찾지 못 했다.

 

 

 

 

4. 역대 맨부커 상 수상자들

 

연도  수상자 수상작
1969년   하워드 뉴비  Something to Answer For
1970년  버니스 루벤스  The Elected Member
 제임스 고든 퍼렐  Troubles
1971   비디아다르 나이폴  In a Free State
1972    버거   G
1973   제임스 고든 퍼렐  The Siege of Krishnapur
1974   나딘 고디머/스탠리 미들턴  The Conservationist/Holiday
1975  러스 프로워 자발라  Heat and Dust
1976   데이비드 스토리  Saville
1977    스코트  Staying On
1978   아이리스 머독  The Sea, the Sea
1979   페넬로프 피츠제럴드  Offshore
1980   윌리엄 골딩  Rites of Passage
1981   살만 루시디  Midnight's Children
1982   토머스 케닐리  Schindler's Ark
1983년   J.M. 쿠체  Life & Times of Michael
1984   아니타 부르크너  Hotel du Lac
1985   케리  The Bone People
1986   킹슬리 에이미스  The Old Devils
1987년   페넬로프 라이블리  Moon Tiger
1988   피터 케리  Oscar and Lucinda
1989   카즈오 이시구로  The Remains of the Day
1990   A.S. 바이어트  Possession
1991    오크리  The Famished Road
1992   마이클 온다체  The English Patient
1993   베리 언스워드  Sacred Hunger
1994   제임스 켈맨  How Late It Was, How Late
1995    바커  The Ghost Road
1996   그레이엄 스위프트  Last Orders
1997   아룬다티 로이  The God of Small Things
1998   이언 매큐언  Amsterdam
1999년   J.M. 쿠체  Disgrace
2000   마거릿 애트우드  The Blind Assassin
2001   피터 캐리  True History of the Kelly Gang
2002    마텔  Life of Pi
2003   피에르  Vernon God Little
2004   앨런 홀링허스트  The Line of Beauty
2005    밴빌  The Sea
2006   키란 데사이  The Inheritance of Loss

2007    엔라이트  The Gathering
2008   아라빈드 아디가  The White Tiger
2009   힐러리 맨틀  Wolf Hall
2010   하워드 제이콥슨  The Finkler Question
2011   줄리언 반스  The Sense of an Ending
2012   힐러리 맨틀  Bring up the Bodies
2013   앨리너 캐턴  The Luminaries
2014   리처드 플래너건  The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
2015   말론 제임스  A Brief History of Seven Killings
2016년  한강  The Vegetarian 

 

 

     

 

 이 중 1981년 부커상을 수상한 살만 루시디의 '한밤의 아이들(Midnight's Children)'은 역대 부커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루시디는 이 작품으로 부커상을 3번이나 수상한다. 1981년 출간한 해에 한 번, 1993년 부커상 25주년을 기념해 기존 수상장 중 최고의 작품을 뽑는 '부커 오브 부커스'에서 두 번째로, 그리고 2008년 부커상 40주년을 기념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가장 사랑하는 부커 수상작'에 세 번째로 선정 되었다. 당시 '한밤의 아이들'은 도리스 레싱, 존 맥스웰 쿠체, 네이딘 고디머 등 노벨 문학상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들을 제치고 선정되었다.

 

 

 

 1997년 수상작인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The God of Small Things)' 또한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인도 출신인데, 인도의 카스트제도와 그 관습으로 인해 한 가정이 파괴되는 가정을 그렸다. 전세계에 40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600만부 이상이 판매되었었다.

 

 

 

 2002년 부커상을 거머쥔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Life of Pi)는 심지어 영화화 되서 극장에 상영되었다. 나는 영화를 보지 못 했지만, 박스오피스 기록으로는 미국에서만 1억 2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내용은 어린 소년 파이가 호랑이와 227일간 태평양을 표류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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